불편한 진실
화곡동서 활개친 ‘오피스텔왕’ 본문
24일 인근 부동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과 화곡역 사이 오피스텔과 빌라를 2020년부터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화곡동의 한 오피스텔은 36세대 중 11세대가 그의 소유였다. 인근 빌라 1000여 세대의 소유주를 무작위로 확인한 결과 30여채가 그의 소유였고 화곡역 인근까지 범위를 넓히면 최소 200여채가 될 것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빌라왕처럼 전셋가를 매매가보다 높게 받아 적은 현금으로 여러 채를 보유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적인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배후에 있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세입자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발생했다. 부동산 침체로 오피스텔·빌라 가격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으로 수억 원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세입자들과 연락이 잘 안된 시기도 작년부터다. 임대 기간이 지났지만 집을 빼지 못한 피해자가 여럿 나왔다. 피해자 박모씨는 “전세 계약 만료 후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8개월 이상 이사를 가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박씨는 K부동산을 찾았지만 “A씨 소유의 집들에 문제가 생겨 보증금을 당장 돌려받긴 힘들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S빌라에서 반전세로 거주 중인 이모씨는 지난 9일 계약 기간이 만료됐지만 이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집주인과 연락이 잘 안되고 있다”며 “3월까지 연락이 안될 경우 주택임차권 등기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임차권 등기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 세입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전세보증보험을 청구하는 절차 중 하나다.
집주인과 연락이 안돼 집수리를 자비로 하는 경우도 많다. 세입자 최모씨는 “입주 후 자세히 보니 변기가 망가져 있고 세탁기 호스 역시 없었다”며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50만원을 들여 자비로 수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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