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러시아 백신도 도입 검토", 접종 차질 비상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련해서는 계속적으로 추가 백신 확보 필요성에 대해 계속 검토는 해 나갈 예정"이라고 러시아 백신 도입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백신 총괄책임자인 정은경 청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라거나 공급의 이슈, 이런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러시아 백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에 도입하기로 한 백신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플랜 B를 검토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스푸트키크 백신 도입 여부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쐐기를 박아왔다. 그러나 최근 예방효율이 92%라는 보고서 등이 나오자,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에 큰 차질이 발생한 유럽 일부에서 검토를 시작한 상태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 고연령에 대해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효과에 대해 판단할 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결과도 18세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을 허가하는 것으로 돼 있어서 허가 내용과 임상시험 결과를 봐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계획을 어떻게 조정할지 결정하고, 결정하는 대로 신속하게 안내하겠다”며 고령층 접종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현재 유럽 10여개국에서는 아스트라 백신의 고령층 접종 효과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고령층 접종을 불허하고 있다.

그는 아스트라 백신 도입 시기에 대해선 "아스트라제네카와 당국이 1:1 개별 계약을 한 물량 150만 도스(2회 기준 75만명분)에 대해서는 2월 마지막 주에 공급 일정이 확정돼 유통 및 배송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하기로 한 화이자 백신 11만7천도스(5만8천500명분) 도입에 대해선 "처음으로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코백스와 화이자 간 계약이 이뤄져야 하며, 이후 당국과 화이자 간의 공급 계약과 운송 계획 등 행정 절차도 남아있다"고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료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진료하는 전담병원을 중심으로 1차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예정하고 있고, 물량은 코백스에서 들어온 화이자 백신을 먼저 활용해서 접종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은 정부가 2천만명분을 구매하기로 한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선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계약을 계속 검토 중"이라면서 "미국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계약이 체결되면 저희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노바백스사의 스탠리 에르크 대표이사와 영상 회의를 갖고 양국의 기술이전 협약 추진에 대해 "매우 기쁜 소식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며 "지금 추진 중인 계약의 신속한 완료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기술이전 내용을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