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마스크 수업, 고통 호소"…제주 교사 사망에 학교 현장 '침통' 본문
제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 도중 쓰러져 끝내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 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고인은 평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데 따른 고통을 가족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유독 더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교육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교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귀포 한 초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기간제교사 A씨(60)가 수업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숨을 거뒀다. A씨는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수술 중 대동맥 박리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3·5·6학년 과학 수업을 동시에 맡아 원격·등교수업을 병행했다. 평소 가족에게 업무가 과중하고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이 힘들다는 말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죽음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교원단체는 일제히 애도의 뜻을 밝히는 한편 방역과 교육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교사들의 건강권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고등학교 B교사는 "마스크를 쓰면 전달력이 떨어져서 더 크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숨쉬기도 어렵다 보니 4시간 정도 수업하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며 "학생들도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만 힘들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힘들어도 견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교사는 이어 "조리사들이 쓰는 투명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안을 학교 차원에서 검토했는데, 교육청으로부터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더 더워지기 전에 숨쉬기 편한 마스크나 기능성 투명 마스크가 보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한 중학교 C교사는 "젊은 선생님들이야 참고 버틴다지만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정말 힘들어한다"며 "돌아가신 (제주 지역) 선생님도 업무가 쌓인 가운데 순간적으로 호흡곤란 같은 게 찾아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에어컨 사용 관련 지침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컨 바람을 약하게 설정하고 학생에게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 아래 가동을 허용했지만, 무더위를 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한 고등학교 D교감은 "남학생들이 20명 이상만 모여도 교실이 후끈거려서 교육부 지침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게 되는 것보다는 안전할 것 같아서 에어컨은 강하게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교육청 가운데는 자체적으로 학교 방역 지침을 완화한 곳도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10일 일선 학교에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수칙 추가 안내' 공문을 내려보내고 "교사는 코로나19의 주된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사의 판단에 따라 마스크를 수업 진행 중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안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들이 정말 힘든 상황에서 애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학교 방역 지침 수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 내 2차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은 것은 모두가 지금의 방역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며 "조금씩 양보해서 학교의 안전을 지킬 것인지, 지침을 조금 완화하되 그에 따른 감염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감수할 것인지를 두고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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