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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고베어 나비효과' 재난영화 한 장면같은 리그 중단…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NBA 본문

스포츠

'고베어 나비효과' 재난영화 한 장면같은 리그 중단…코로나19로 패닉에 빠진 NBA

hkjangkr 2020. 3. 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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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재즈의 올스타 출신 센터 루비 고베어는 지난 10일 팀 훈련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NBA가 취재진의 개별접촉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질문에 유쾌하게 답한 고베어는 ‘코로나19 따위 무섭지 않다’는 듯 회견장의 마이크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만지는 장난을 치며 자리를 떴다.

이틀 뒤인 12일, 유타 재즈는 오클라호마 원정 경기를 치렀다. 고베어는 ‘질병’을 이유로 출전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 팬들이 가득 찬 가운데 분위가 뜨거웠다. 선수 소개가 끝난 뒤 경기 개시 직전, 갑자기 경기 감독관 자리 근처가 분주해졌다. 양 팀 코칭스태프를 불러 모아 의논을 하더니 선수단이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장내 아나운서는 “예상이 어려운 상황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개시 직전 오클라호마시티 팀 닥터가 맹렬하게 코트로 달려온 뒤 경기가 중단됐다”고 묘사했다.

35분 뒤 결국 경기는 취소됐고, NBA는 곧장 리그 전체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고베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타 구단은 “인후통 등이 이어져 독감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결과를 받았다. 혹시 몰라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았는데 경기 개시 직전 양성 판정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가 팁 오프 직전 나온 것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고베어와 팀 동료 임마누엘 무디아이는 이날 경기장에 오지 않고 바로 검사를 받으러 갔다. 팬들에게는 영향이 적지만 두 팀 선수단은 ‘격리’에 들어갔다. 고베어의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프랑스 여행을 다녀 온 친구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 NBA리그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NBA는 리그 중단은 물론 최근 10일 동안 유타와 경기한 클리블랜드, 뉴욕 닉스, 보스턴, 디트로이트, 토론토 등에 대해서도 ‘자가 격리’를 요청했다. 유타-오클라호마전 취소에 이어 뉴올리언스-새크라멘토 전도 경기 개시 직전 취소가 결정됐다. 심판 중 한 명이 앞서 유타전 경기 심판을 봤고 뉴올리언스 선수들이 감염 가능성 때문에 출전을 거부했다. 이틀 전 고베어의 행동 때문에 당시 기자회견장에 있던 취재진도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다.

NBA리그 재개 시점은 예측이 어렵다. 구단주들은 확진자가 나오기 전 무관중 경기로라도 리그 일정 소화를 원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댈러스 구단주 마크 큐번은 “지금은 농구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NBA 뿐만 아니라 북미 프로스포츠 전체가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 시애틀은 27일로 예정된 텍사스와의 개막전을 애리조나에서 치르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州)는 미국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사망자가 25명을 넘겼다. 워싱턴주는 3월말까지 2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했다. 시애틀 지역의 풋볼리그(XFL) 팀은 무관중 경기를 선택했고, 미국프로축구(MSL)는 경기를 연기했다.

샌프란시스코시도 1000명 이상 행사를 금지시켰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개막 직전 오클랜드와 벌이는 연례행사 ‘베이 시리즈’를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는 아직까지 예정대로 리그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관중 경기, 또는 중립 경기 등이 여러 곳에서 나올 수 있다.

3월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로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 대학농구 토너먼트도 ‘무관중 경기’로 결정됐다.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취소’도 고려 중이다. 다른 대학 스포츠의 경우 가족 등 최소한의 관중에다 선수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스카우트들만 입장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캐나다는 비교적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몬트리올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가 취소되는 등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자가 격리 중인 토론토 랩터스 선수들은 유타 원정 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이 뛰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플로리다 캠프 중이다. 스포츠넷 캐나다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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