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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유동성 위기’ 롯데, 땅 팔아서 '긴급 자금 수혈' 사드 때 3조·반일에 1조 ‘타격’…손실 만회 위해 실탄 마련 안간힘 본문

비즈니스

‘유동성 위기’ 롯데, 땅 팔아서 '긴급 자금 수혈' 사드 때 3조·반일에 1조 ‘타격’…손실 만회 위해 실탄 마련 안간힘

hkjangkr 2019. 10. 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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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단기간에 4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이는 웬만한 기업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규모다. 롯데가 국내 부동산 매각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출발점은 중국의 롯데에 대한 보복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경북 성주의 롯데 골프장에 사드 기지가 들어서게 되자 곧바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시작됐다. 롯데마트는 현지에서 1년여간 영업정지 등에 시달리다 결국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2008년 중국시장에 처음 진출해 한때 112개까지 늘렸던 점포를 단 한 개도 남기지 못했다. 롯데가 이 과정에서 입은 피해액은 적어도 1조2000억원이다.

롯데 관계자는 15일 “처음 1호점을 낼 때만 해도 중국은 롯데마트의 미래 먹거리였고 희망이었다”며 “현지 마트에 대한 영업금지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현지 업체들에 점포를 헐값에 팔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부분 또한 뼈아프다”고 말했다.

롯데가 2조~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던 랴오닝성의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현재 1조5000억원 안팎의 피해를 입은 상태다. 역시 사드 배치 직후인 2016년 12월부터 중국 당국이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를 불허하면서 투자한 금액을 날릴 판이다. 지난 4월 중국 측이 롯데에 공사 재개를 허용했지만 롯데는 테마파크 조성 등 나머지 핵심 투자를 지금까지도 재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한번 당해 본 롯데가 중국을 사실상 ‘리스크 국가’로 분류하고 선양 투자를 지속할지, 아니면 ‘손절’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하는 바람에 롯데면세점에서만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현 정부 들어 한·일 외교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롯데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이로 인해 주요 계열사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총 1조원을 상회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 계열인 의류 회사 유니클로의 매출이 한·일 갈등 후 75%가량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내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그룹의 주축 중 하나인 유통계열사가 온라인몰 등에 밀려 부진한 상황에서 외생 돌발변수에 수조원이 공중으로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롯데의 다른 관계자는 “그룹이나 주요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란 말은 과도하다”면서도 “롯데쇼핑 등이 온라인 시장 강화 등 미래 투자에 쓸 자금이 부족한 상황인 건 맞다”고 했다.

롯데는 급한 대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실탄’을 확보하기로 하고 그룹 차원의 부동산 위탁관리 회사인 롯데리츠를 신설했다.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비롯, 백화점·마트·아울렛 10개 점포 부지 63만8779㎡(약 19만평)를 롯데리츠에 넘기고 롯데쇼핑은 리츠 지분 50%와 1조629억원을 확보했다. 롯데리츠는 상장될 예정이어서 결국 주식시장에 롯데 부동산을 쪼개 파는 형태로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자금 사정에 따라 향후 호텔롯데의 호텔 부지 등도 유동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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